희망의 천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글 이화여대 정문 빅이슈 판매원
그림 최해경(재능기부, www.mymamo.com)
출처 빅이슈 44호
그 무덥고 강렬했던 폭염도 이제는 다 물러가고 결실의 계절 가을이네요. 들녘에 피어나는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며 빠알간~ 고추잠자리 떼가 더 넓고 맑은 가을 하늘을 자유로이 비행합니다.
지나간 여름이 너무도 힘들었지요. 비단 저 혼자만의 고통이었겠습니까? 모든 빅이슈 판매원 형제들 그 혹독한 더위를 견디고 왔지요.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이 풍요로운 가을에 우리 모두 작은 것에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알찬 결실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얼마 전 저는 아주 감동 어린 동영상 한 편을 보았습니다. 스웨덴 출신의 레나 마리아(Lena Maria)라는 장애인 가스펠 가수이자 작곡가, 수영 선수에 대한 영상이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마저 짧은 그녀가 한쪽 다리로 똑바로 일어서 걷는 데는 3년이 걸렸고 혼자 옷을 입기까지는 12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훈련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너무나 눈물겨운 영상물이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지금의 저는 행복이 강물처럼 철~철~ 흘러넘치는 격이지요. 동영상은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하며 저 자신을 반성케 합니다.
비록 가난해도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모든 것을 소유한 사람입니다. 남이 보기 부러워할 정도의 여유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이 행복해 보일 듯하나 실제로는 마음이 추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움을 아는 사람은 행복의 조건을 알지만 모든 것이 갖추어진 사람은 만족을 모를 터이니 마음이 추운 겨울일지도 모르겠네요. 행복의 조건이 하나일 수는 없습니다. 생긴 모양새가 다르면 성격도 다른 법, 가진 것이 적지만 행복을 아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히고 잊힌다 하더라도 희망이라는 이름만은 내 가슴속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 편에라도 그대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고스란히 남겨두는 것은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까닭입니다.
저에게 내일은? 언제나 풀어보지 않은 선물 꾸러미 같은 존재이기에 새날을 맞이하는 기분은 그저 설렘 그 자체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봄을 맞이했지만 이제 앞으로 다가올 저의 봄은 과연 몇 번이나 올까요? 맞이한 봄보다는 남은 봄이 적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인생의 마지막 연극 무대에서 무엇인가 도전하겠다는 제 삶의 철학이지요.
저는 오늘도 이화의 뜨락에서 많은 천사들과 교통하며 그 꿈을 키워갑니다. 끝으로 언제나 변치 않고 저를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빅이슈코리아, 거리의천사들. 또한 늘 한결같이 자립이라는 희망의 목표를 향해 날마다 힘차게 일하시는 우리 빅판 형제님들 모두 감사드리며… 특히 대한민국 사학의 1번지 미래 여성 리더의 산실인 이화여자대학교의 수많은 저의 천사님들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화여대 정문 빅판, 아죠씨 올림
판매지 이화여대 정문
트위터 @young9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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