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과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아는
담담한 신예
신인 연기자 이유비
이유비. 우리는 아직 그녀가 낯설다.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와 몇 편의 광고가 그녀의 필모그래피의 전부다. 그런데 치열한 배우의 세계에 이제 막 입문한 새내기치고 그녀, 꽤 담담해 보인다. 한창 자신을 피력하기 바쁠 법도 한데 조바심은 없다.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의 그 흔한 포부 따위도 섣불리 내놓지 않는다. 대신 싱그럽게 웃으며 자신에게 좋은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말하며 점점 더 나아져갈 자신을 그려본다. 담담한 신예, 이유비. 그녀는 누구일까.
글 정지혜 사진 백상현(재능기부)
플로리스트 여다운(재능기부, www.aprilshowers.co.kr)
헤어· 메이크업 수안(순수, 재능기부)
스타일리스트 박혜정(재능기부) 이재희(재능기부)
협찬 나무하나, 데님앤서플라이, 세렌, 세라, 슈즈원, 슈콤마보니, 에고이스트, 엠쥬, 자라, 제시뉴욕, 페이지플린
통통 튀는 귀여움보다는 차분한 여성미를 강조한 오늘의 의상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나요?
네, 저 오늘 정말 예쁜 옷 입었네요. 제가 이런 스타일을 아주 좋아해요. 평상시에 쉽게 입을 수 없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집에 원피스가 거의 없어요. 보통은 청바지밖에 안 입는데 특별한 날 이런 옷을 입으면 정말 신이 나요.
지난해 말에 ‘2012 KBS 연기대상’ 레드카펫을 밟았어요. 배우라면 꼭 한번 서보고 싶은 곳이잖아요
그곳에 초대돼 너무나도 설렜죠. 불과 2년 전만 해도 집에서 시상식을 구경하던 입장이었는데 그날 그렇게 가니 신이 나고 신기하기도 해서 재밌어 하며 구경하게 되더라고요.(웃음)
데뷔한 지 1년 2개월 정도 됐어요. <뱀파이어 아이돌>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드라마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대중들에겐 <착한남자>의 강마루(송중기 분) 동생 강초코가 좀 더 친숙한데요. 스스로에게 <착한남자>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요?
아무래도 생각이 많이 날 작품이 될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제가 생각 없이 마냥 행복해하며 찍은 작품이잖아요. 앞으로 연기를 하면 할수록 고민이 더 많아질 텐데. 그런 게 뭔지도 모른 채 부담 없이 즐거워하며 찍었던 작품이니까요.
드라마 출연 이후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시나요?
어디 가도 “초코, 초코” 해주시고 심지어 초콜릿 선물도 많이 주세요.(웃음)
드라마 종영 때 함께 일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강초코표 초콜릿’을 선물했다고 들었어요
너무 서운하잖아요. 제가 막내라 스태프 분들이 바쁜 와중에도 많이 챙겨주셨어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고 조그마한 선물을 드린 것에 불과하죠.
오늘 사진 촬영 때도 스태프 분들과 교감하는 게 보였어요. 좋으면 좋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고개도 끄덕여주고요
현장에서 일부러 표현을 더 하려고 애쓰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저는 성격 자체가 활발한 편이에요. 이 점은 앞으로 일할 때 제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서 즐겁게 일하려고요.
극 중 초코가 재길(이광수 분)에게 “오빠가 좋다고 하면 코브라국도 끓여줄 수 있는데?”라고 말하죠. 보면서 초코는 자신이 마음을 연 만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도 좋아하는 대상에게 마음을 여는 만큼 드러내고 표현하는 편인가요?
스스로가 그런 면에서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중고등학교 때나 대학생인 지금이나 누굴 좋아하면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편이에요. 좋은 거 싫은 걸 못 숨기니까 누굴 좋아한다 싶으면 주변 사람들이 다 알아요. 얼굴에 그대로 나오니까요. 계속 쳐다보고, 다 표현하고, 잘해주고. 뭐든 다 해주고 싶어 하는 그런 타입이죠.
그렇게 표현하고 나면 후회가 큰 편인가요? 아니면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가요?
후회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초코랑 좀 비슷한 것 같아요. “뭐든 다 해줄 수 있어!” 그런.
촬영 중간에 흘러나오는 배경 음악들을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어요. 알고 보니 성악 전공자기도 하고요. 자신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요?
음악 없이는 못 살아요. 음악은 제게 밥과 같은 것이에요. 안 먹으면 허하고. 하루 세끼 밥을 먹듯 일어나자마자 음악을 틀고 잠들기 전까지 듣는 것이죠. 쉴 때에도 늘 음악을 틀어둬요. 한 곡에 ‘꽂히면’ 계속 듣기도 하고요.
요즘 ‘꽂힌’ 곡이 있나요? 아니면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오늘 같은 날씨에 어울릴 만한 곡이 있다면요?
음, 빅뱅을 좋아해요. 지드래곤 씨의 노래를 많이 듣고요. ‘디스 러브(This Love)’ 추천해요.
연기할 때 에너지를 확 끌어올렸다가 쫙 다운도 시켰다가 하며 감정 조율을 하잖아요. 그럴 때 음악이나 영화가 에너지를 주곤 할 텐데요. 최근 자신에게 인상 깊었던 영화나 음악은 뭔가요?
(주저 없이) 영화 <레 미제라블>요. 제가 뮤지컬 배우의 꿈도 있는지라. 이미 영화를 두 번 봤는데 또 보러 갈 예정이에요. 영화가 끝났을 때 제가 영화관에서 박수를 쳐버렸어요. 진짜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특히 휴 잭맨을 보면서 딱, ‘내가 원하는 게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노래도 정말 훌륭하고 멋있더라고요.
특히 좋았던 파트나 배역이 그럼?
네, 휴 잭맨이 연기한 장발장이요. 물론 여자이다 보니 앤 해서웨이의 연기도 멋있었지만 휴 잭맨의 연기를 보면서는 전율이 돋았어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온몸으로 감동을 느끼게 하는 배우야말로 진정한 배우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 할 수 있는 한 작품이라도 찍는다면 정말 좋겠죠.
뮤지컬에 대한 애정, 열망은 어떤 건가요?
무대에 대한 그리움, 애착이 있어요. 물론 드라마나 영화도 감정을 표현한다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무대에 올랐을 때 무대만이 주는 매력이 있거든요.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모두가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 제가 느끼는 그 긴장감이란. 그 긴장을 이기고 나를 표현해내는 거잖아요. 지금까지 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면서 무대에 몇 번 올라본 게 전부지만 그때마다 관객과 교감한다는 것의 매력을 느꼈죠. 심지어 가수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도 부럽더라고요. 팬들이 막 환호하며 응원해주는 거 말이에요.
뮤지컬은 노래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분야잖아요. 최근 찍은 광고에서 인피니트의 호야 씨와 댄스 배틀을 하는 걸 보면서 확실히 리듬감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죠
그냥 저는 그런 신나는 음악을 좋아하니까 그저 혼자서 흔들흔들한 것뿐이에요. 촬영 당시에 너무 추워서 ‘이 추위를 한번 표현해보자, 열심히 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춤을 췄죠. 그런데 그게 영상으로 찍힐 줄이야. 처음 봤을 때는 ‘아, 이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창피하기도 했고.(웃음)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되기까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잖아요. 또 무슨 이유 때문인지 스스로도 도통 알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일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 고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크게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대학교에 들어가 생활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나의 청춘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러다 불현듯 해보고 싶었던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예전부터 무대에 대한 애정이 있다 보니까 연기를 선택한 것 같아요.
연기자의 길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환경적인 영향도 크겠죠. 어머니가 배우 견미리 씨예요
확실히 제게는 연기를 한다는 게 익숙했죠.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대본 외우시는 것을 봐왔고 TV에 얼굴이 나온다는 게 낯선 일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던 거예요. 엄마가 나오시니까요.
혹시 유비 씨가 어머니 연기를 모니터링하기도 해요?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절대 아무 말도 안 해요. 제가 아직 뭘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연기가 이렇다 저렇다 할 만큼도 전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시청자로서 보는 것일 뿐이죠. 이런 건 있어요. 세부적인 것들, 예를 들어 엄마가 맡은 캐릭터에 “이런 소품이 잘 어울리지 않을까, 이런 머리띠가 괜찮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딱 그 정도예요. 크게 도움 되는 것 같진 않아요.
그럼 반대로 연기 선배로서 혹은 어머니로서 견미리 씨가 유비 씨에게 조언도 해주시나요?
네, 해주시죠. 음, 그런데 또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누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한다고 연기라는 것이 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앞으로 연기 활동을 해나갈 때 롤모델 혹은 이런 역할, 이런 느낌의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요?
제가 이번에 느낀 건데요. 초코 배역하고 나니 초코랑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기해보고 싶더라고요. 근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여성스러운 역을 할 때는 또 귀엽고 통통 튀는 배역이 하고 싶어질 듯해요. 저는 이것저것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언젠가는 또 지금의 이 역할을 다시 하고 싶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주어진 역할들을 하나하나 열심히 해가려고요. 즐기면서 즐겁게.
《빅이슈》는 행복한 삶을 중요한 지향점으로 삼고 있어요. 자신에게 행복은 어떤 건가요? 행복의 조건 같은 게 있을까요?
행복은 진짜 별거 아닐 수 있어요. 항상 일상 속에 있는 것 같고요. 오늘의 행복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이라도 행복한 일 서너 개 정도는 거뜬히 찾을 수 있잖아요. 중요한 건 상황 상황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태도죠. 담담하게. 좋은 쪽으로, 좋은 거 많이 생각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이 함께 하려고 해요.
오늘을 돌이켜 보면서 자신을 행복하게 했던 것 세 가지를 꼽자면요?
첫 번째는 오늘 촬영이 예쁘게 잘 나온 것 같고요. 예쁜 셀카도 건졌어요.(웃음) 두 번째는 오랜만에 스태프 분들과 같이 작업해서 정말 재밌었고 즐거웠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촬영이 끝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것이죠. 생각해보면 끝도 없네요.
올해 2013년 바람, 계획이 궁금해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해요. 저를 드라마 속 초코로 좋게 기억해주시는 분들에게는 그 기대를 만족시켜드리고요. 크게 뭘 더 해야지, 이만큼을 뛰어넘어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점점 더 좋아지는 거죠. 예를 들어 점점 더 예뻐진다든지, 말을 잘한다든지, 떨지 않고 방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긴다든지.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제 꿈이에요.
목표를 앞세우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하나씩 자신의 것을 만들어나가려는 사람. 조금씩 우리 곁에 가까이 걸어와 오랫동안 배우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그녀의 첫걸음은 지금부터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볼 때마다 한 뼘씩 성장할 그녀의 다음을 지켜볼 일만 남았다. 묵묵히, 야무지게 자기 길을 찾아 나선 이유비의 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스타 프로필
이유비
생년월일 1990년 11월 22일
데뷔 2011 년 MBN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
출연 방송 <뱀파이어 아이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광고 ‘KT <TAKE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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