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상준 (재능기부)

본선 경기 둘째날 ! 

축구 종주국이자 홈리스월드컵 조직위 본사가 있는 잉글랜드 팀과의 경기를 가졌습니다. 어제 캄보디아팀과의 경기 패배에서 충격이 벗어나지 못했던 걸까요. 저희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5대 0으로 졌습니다. 상대팀 에이스인 10번 선수의 활약이 대단했어요. 잉글랜드 전은 10번 선수의 개인기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 조직적으로 막아낼 수 있느냐 하는 고민이 많았던 경기였어요. 영국 팀 자체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직원 한 명이 경기 취재를 계속할 정도로 후원 기업에서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후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덴마크와의 경기 중에서 덴마크 선수가 정종수 선수를 밀어 붙여 벽에 부닥치는 파울을 당했습니다.

덴마크 선수가 미안하다고 다가와 악수를 청하니 정종수 선수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괜찮다며 그 선수의 머리에 키스를 해주었습니다! 

관중석 모두 그의 모습에 반해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정종수 선수가 공만 잡으면 그를 응원했고, 그가 슛을 할 때면 탄성과 함성이 크게 나왔습니다. 어느나라 선수인지 정말 매력적인 선수입니다. :-) 

홈리스월드컵의 진정한 의미를 빛낸 무대가 있었습니다. 바로 덴마크 vs 대한민국 전 후 펼쳐진 정종수 선수의 ‘강남스타일’ 쇼타임 스테이지! 

경기 후에 벌어진 쇼타임 퍼포먼스는 경기 전, 현지 중계진의 요청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정종수 선수의 쇼맨십 잘 알고 있던 현지 운영진은 혹시 한국팀이 이긴다면 강남스타일 춤을 춰줄 수 있냐는 질문을 했고, 정종수 선수는 져도 상관없다며 다함께 즐기겠다고 응했습니다.

매 경기마다 최고의 쇼맨십과 우정 가득한 매너 플레이로 큰 박수를 받고 있는 정종수 선수는 평소에도 해외 선수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지만 이날의 쇼타임으로 현지 관중들을 매료시키며 그야말로 월드스타가 되었습니다.평소 두건을 즐겨 쓰는 정종수 선수는 선글라스까지 끼면 외모도 싸이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살짝 배우 정웅인도 보이고요(하하). 싸이처럼 노래와 춤에도 만능인 정종수 선수는 홈리스월드컵에서 그 누구보다도 현재의 순간을 최고로 즐기고 있습니다.

국내외 선수들을 백댄서 삼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선보인 후, 관중석 파도타기,이어지는 구호 외치기, l'm say '칠‘, You say '레'. ’칠‘! ’레‘! ’칠‘! ’레‘! 칠레의 국민 구호 함께 외치기까지 ‘"Chi Chi Chi Le Le Le Viva Chile"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네요.

관중석과 선수들 모두가 하나 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대회 운영진들은 ‘승패에 상관없이 서로를 응원하고 즐길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홈리스월드컵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조현성 코치 겸 매니져(빅이슈 판매국장)의 말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대회에 참여해봤지만 정종수 선수만큼 전체의 인기를 흡수해버리는 선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덴마크 전에서 주장 김귀현 선수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지만 선발로 잠시나마 출전해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김귀현 선수는 동료 선수들이 직접뽑은 주장이자 볼 트래핑이 대한민국 선수들 중 가장 좋아서 주전 필드 플레이의 키맨(센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으로 기대가 높았던 선수입니다. 예선전에서 다쳐 몇 게임 뛰어보지도 못하고 경기장 밖 대기석에서 응원만 해야 하는 그의 애타는 마음을 동료 선수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그의 몫까지 힘내서 뛰고 있습니다.

경기 중에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합니다만, 다친 선수들이 무리해서 뛰기보다는 나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모든 선수들에게 부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선수단 모두의 마음입니다. 홈리스월드컵 선수들은 경기를 모두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한국 사회에서 그들의 몸은 가장 큰 재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부상은 곧 경제 능력의 손실의 의미하기에 부상이 선수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적입니다.

부상 중인 골키퍼 이계환 선수도 잘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부상 중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고 있는 차윤수 골키퍼의 선방이 그 어떤 플레이보다 빛났습니다. 차윤수 골키퍼 얼굴에는 배우이자 가수인 임창정이 살짝 있답니다. 싸이에 공격수 최신영 선수의 차범근 감독(헤어스타일은 판박이)까지 더하면.. 대한한국 팀은 가히 스타 군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