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다 · 너도 같이 하자
축제의 한가운데
예부터 사람들은 축제를 즐기며 불안감을 해소하고 공동체를 단단하게 다졌다.
오늘날에도 축제는 사람들에게 일탈을 건넨다. 하지 못했던 말과 감정을 쏟아내고,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을 만나고, 마음의 짐을 덜어낸다. 이런 축제는 도대체 누가 만드는 걸까?
음악부터 마임까지 다양한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났다.
글 박수진 사진 이청수(재능기부자)·춘천마임축제
출처 빅이슈코리아 12호
춘천에 자리잡은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에는 한국마임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서울에서 시작했다. 마임이라는 공연예술장르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춘천에 올 때 서울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유럽의 크고 성공적인 축제들은 대개 소도시에서 한다. 우리도 마임축제의 도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난장형’ 축제라던데 어떤 의미인가?
그저 공연을 보여주는 건 공연예술제지 축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1,000개가 넘는 축제 중에 축제다운 축제는 별로 없다고들 한다. 축제라는 말에 일탈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런 성격이 부족해서다. 일상생활을 떠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그게 바로 난장형이다. 예로 밤새 여러 종류의 공연이 이어지는 도깨비난장을 들 수 있겠다. 춘천을 지키는 수호신인 수신과 넘보고 들어오는 화신의 싸움을 이야기로 만든 개막제 ‘아!수라장’에는 소방차 몇 대로 물을 퍼붓는다. 끝나는 날엔 ‘아!우다마리’에서 큰 불을 피우는 대동제가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진짜 축제다. 극장에서 공연하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가 자는 건 생활의 연장이지 축제가 아니다. 그래서 춘천마임축제가 벌어지는 장소도 섬이다. 도시가 가까이에 있으면 우리가 원하는 축제는 불가능하다. 무박으로 사흘 동안 놀다갈 수 있어야 한다.
예술가이자 기획자라서 다른 점이 있을까?
예술가는 새로운 걸 보여줄 때 불안감이 들지만 희열도 느낀다. 그런데 기획자는 프로그램을 안전하게 만들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 모험을 하려면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며 반대에 부딪힌다. 축제를 서너 달 남기고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반대한다. 왜긴, 진작 생각이 안 났으니까(웃음)! 또 다른 밤샘 공연인 ‘미친금요일’은 그래서 예산 없이 재능기부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한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보고 싶은 걸 본다. 길 걷다가 누군가와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한 발 비켜서 가지 않나? 그런 식으로 배우들도 서로 움직임에 영향을 받고, 음악도 섞인다. 현대인의 일상을 그대로 옮겨온 미래형 축제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만든 것인데, 어떤 사람은 두 배우 가운데에 서서 고개를 양쪽으로 돌려가며 보더라. 반응? 폭발적이었다(웃음).
아직 해보고 싶은 실험이 더 있을 것 같다.
‘미친금요일’ 같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싶다. 현대사회에는 과거보다 금기가 더 많다. 사회가 자유로울수록 자신이 가진 권력이 약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미 알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공론화하길 꺼린다. 동성애·문신·대마초 같은 한국사회의 금기를 우리 축제에서 예술로 마음껏 펼치게 하고 싶다. 계속 기획하고 있는데 법에 위반되는 내용이 많아서 실행은 아직 어렵다.
축제의 매력은?
축제는 꽃 같은 것이다. 일 년 준비해서 며칠 활짝 피었다가 순간에 사라진다. 물론 아주 예쁘게 피어야겠지!
축제의 한가운데
예부터 사람들은 축제를 즐기며 불안감을 해소하고 공동체를 단단하게 다졌다.
오늘날에도 축제는 사람들에게 일탈을 건넨다. 하지 못했던 말과 감정을 쏟아내고,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을 만나고, 마음의 짐을 덜어낸다. 이런 축제는 도대체 누가 만드는 걸까?
음악부터 마임까지 다양한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났다.
마이미스트가 만드는 밤샘 축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 유진규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성공한 지역축제로 꼽히는 춘천마임축제가 오는 5월 22일 23회를 맞는다. 마임을
연기하는 예술가이자 춘천마임축제를 기획하고 만드는 유진규 씨를 춘천에서 만났다.
글 박수진 사진 이청수(재능기부자)·춘천마임축제
출처 빅이슈코리아 12호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 유진규
춘천에 자리잡은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에는 한국마임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서울에서 시작했다. 마임이라는 공연예술장르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춘천에 올 때 서울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유럽의 크고 성공적인 축제들은 대개 소도시에서 한다. 우리도 마임축제의 도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난장형’ 축제라던데 어떤 의미인가?
그저 공연을 보여주는 건 공연예술제지 축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1,000개가 넘는 축제 중에 축제다운 축제는 별로 없다고들 한다. 축제라는 말에 일탈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런 성격이 부족해서다. 일상생활을 떠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그게 바로 난장형이다. 예로 밤새 여러 종류의 공연이 이어지는 도깨비난장을 들 수 있겠다. 춘천을 지키는 수호신인 수신과 넘보고 들어오는 화신의 싸움을 이야기로 만든 개막제 ‘아!수라장’에는 소방차 몇 대로 물을 퍼붓는다. 끝나는 날엔 ‘아!우다마리’에서 큰 불을 피우는 대동제가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진짜 축제다. 극장에서 공연하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가 자는 건 생활의 연장이지 축제가 아니다. 그래서 춘천마임축제가 벌어지는 장소도 섬이다. 도시가 가까이에 있으면 우리가 원하는 축제는 불가능하다. 무박으로 사흘 동안 놀다갈 수 있어야 한다.
예술가이자 기획자라서 다른 점이 있을까?
예술가는 새로운 걸 보여줄 때 불안감이 들지만 희열도 느낀다. 그런데 기획자는 프로그램을 안전하게 만들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 모험을 하려면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며 반대에 부딪힌다. 축제를 서너 달 남기고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반대한다. 왜긴, 진작 생각이 안 났으니까(웃음)! 또 다른 밤샘 공연인 ‘미친금요일’은 그래서 예산 없이 재능기부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한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보고 싶은 걸 본다. 길 걷다가 누군가와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한 발 비켜서 가지 않나? 그런 식으로 배우들도 서로 움직임에 영향을 받고, 음악도 섞인다. 현대인의 일상을 그대로 옮겨온 미래형 축제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만든 것인데, 어떤 사람은 두 배우 가운데에 서서 고개를 양쪽으로 돌려가며 보더라. 반응? 폭발적이었다(웃음).
아직 해보고 싶은 실험이 더 있을 것 같다.
‘미친금요일’ 같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싶다. 현대사회에는 과거보다 금기가 더 많다. 사회가 자유로울수록 자신이 가진 권력이 약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미 알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공론화하길 꺼린다. 동성애·문신·대마초 같은 한국사회의 금기를 우리 축제에서 예술로 마음껏 펼치게 하고 싶다. 계속 기획하고 있는데 법에 위반되는 내용이 많아서 실행은 아직 어렵다.
축제의 매력은?
축제는 꽃 같은 것이다. 일 년 준비해서 며칠 활짝 피었다가 순간에 사라진다. 물론 아주 예쁘게 피어야겠지!
<도깨비난장> 밤 공연 중 한 장면.
유진규 씨가 즐겨 찾는 지역전통문화축제
강릉단오제 www.danojefestival.or.kr
현재까지 전승되는 단오제 중 가장 크다. 관노들이 대사 없이 춤과 몸짓으로 표현하고 놀았던 무언극인 관노가면극이 대표적인 공연 중 하나며, 다리를 밟으며 풍년을 기원하는 답교놀이·씨름·그네뛰기 등의 민속행사도 볼 수 있다.
기간 | 5월 7일~6월 9일
장소 | 강원도 강릉시 남대천 단오장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www.maskdance.com
800년의 역사를 가진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발전했다. 지역의 대표 탈춤과 국악공연을 아우르는 하회마을축제를 비롯해 프랑스·몽골·멕시코 등 각국에서 참여한 탈춤 극단이 공연한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탈춤따라배우기·탈만들기·장승깎기 같은 프로그램들도 열린다.
기간 | 9월 30일~10월 9일
장소 | 경상북도 안동시 탈춤공원, 하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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