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온 홍대 뮤지션
라쎄 린드
1년 동안의 한국 생활을 다룬 책 《할로, 서울》이 나왔다. 무엇에 대해 썼나?
2009년 10월부터 한국에 살며 재미있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한 여러 경험을 담았다. 열 살 전에 이미 16개 나라에 가봤을 만큼 어릴 때부터 여행을 많이 했는데, 그 덕분인지 사람들을 주의 깊게 잘 관찰하는 편이다. 한국 사람이 스웨덴 사람을 볼 때 내가 보지 못하는 걸 볼 수 있는 것처럼, 이방인에게만 보이는 것들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재미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쓴 곡들이다. 올 가을에 나올 정규 음반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세 곡 모두 어쿠스틱하고 소박하다. 오직 내 목소리와 멜로디, 가사에만 집중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내 곡들은 모두 이런 소박한 느낌이다. 노래 부르는 사람이 가깝게 느껴지는 음악 말이다. 공연장에서도 한국 관객들은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려고 하는 게 재밌다(웃음). 서울 생활은 대부분 즐거웠지만, 가끔 우울했다. 사람들이 가득 찬 도시에서 느끼는 종류의 외로움이었다. 나는 이런 쓸쓸함을 좋아한다.
오랜 기간 서울에 머물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한국에 오기 전 음반 세 장을 연이어 냈다. 내고 나니 모두 비슷했고, 나 스스로 지겨워졌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서울에서의 1년 동안 앞으로 나올 두 장의 정규 음반에 들어갈 곡들을 썼다. 잠깐 소개하자면, 앞서 말한 가을에 나올 음반과 달리 내년에 나올 음반은 소박하지 않다. 많은 악기와 장치가 들어간 곡들로 채워져 있다.
친구들을 만나고,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했다. 피곤에 전 10대처럼 오후 2시에야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낮 시간을 보냈다. 이게 예술가라는 직업이 가진 장점이다(웃음). 작곡을 하긴 했지만 스웨덴에서와 달리 곡을 반드시 써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었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낸 셈이다.
그날이 처음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그땐 12월이라 추웠지만, 언젠가 여름에 다시 해보고 싶다. 지나가던 사람이 잠시 멈춰서 10분 정도 노래를 듣다가 다시 가던 길을 가는 것. 멋질 것 같지 않나? 아!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한번 길에서 노래한 적이 있다. 첫 음반을 계약하기 한참 전, 스톡홀름에서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고 노래했다. 어설픈 모습이 귀여웠을 때라 돈을 많이 벌었다(웃음).
정확히 말하면 그때가 처음이었네?
공연장이 아닌 작은 카페 같은 곳에서도 노래할 때가 있나?
그것도 서울에서 많이 했다. 그렇지만 이제 소규모 공연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와 내 음악을 너무 많이 내보이면 자칫 지루할 수 있어서다. 작년에 부산과 대구에서 투어 공연을 했는데, 대형공연장에서도 관객과 잘 교감할 수 있었다. 관객이 음악을 얼마나 가까이 느끼느냐는 뮤지션과 관객 사이의 거리가 아니라 뮤지션 자신에게 달려있다. 앞으로는 공연 횟수는 줄이고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더 좋은 공연을 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모든 것이 좋다. 바람이 심하고, 천둥과 비가 잦은 궂은 날씨를 좋아한다. 유럽에서는 바르셀로나, 부다페스트, 프라하, 리스본을 좋아한다. 서울은 이런 유럽의 도시들과는 다르다. (와플 무늬를 그리면서) 유럽 도시는 이렇게 네모나게 정렬되어 있는데, 서울의 골목길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나는 그런 거친 것들도 좋다.
항상 갖고 있었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삶의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
앞으로 라쎄 린드의 음악은 어떤 것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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