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에서 해피니스로
빅판들의 신나는 집들이
그동안 빅판들이 매달 25만 원을 내고 살던 2평 남짓의 고시원 방에는 이미 이삿짐이 꾸려져 있었다. 비닐봉지에 넣은 몇 벌의 옷과 간소한 세면도구가 전부. 고시원을 떠나는 두 빅판의 얼굴엔 설렘과 긴장이 공존했다. 오현석 빅판은 이사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매일 밤 좁은 방에서 잠들기 힘들었다. 꼭 이사할 거라 다짐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 몰랐다. 혹시 내가 지금 꿈꾸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빅이슈 트위터와 카페를 통해 소식을 들은 5명의 자원봉사자가 이사를 도우러 왔다. 생각보다 짐이 적어 오늘 괜히 온 것 아니냐며 멋쩍어했지만, 대신 ‘새집 청소’를 맡았다. 모두 ‘빅카’를 타고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다세대 임대주택에 도착했다. 임대주택이라고 해서 허름하리란 생각은 금물. 깔끔한 외관이 주변 주택들 중 군계일학이다. 두 빅판이 아직은 어색하게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선 순간, 모두들 감탄했다. 넒은 거실과 방 두 칸, 그리고 샤워시설이 있는 화장실까지 총 40㎡(12평). 두 시간 동안 대청소를 실시했다. 특이하게 ‘해군복’을 입고 참여한 자원봉사자 성제호 씨는 창문을 일일이 떼어내고 먼지를 제거했다. 그는 평소 빅판의 자립 과정에 관심이 많았다.
01 김수원 빅판의 좁은 고시원방. 이제 새집으로 이사한다.
02 새집은 거실 창문으로 오후 내내 햇살이 잘 든다.
03 이사하는 날 청소를 도운 자원봉사자 성제호 씨.
04 집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요리를 하는 강희석 빅판.
두 빅판 외에 서울대입구역 강희석·이대역 홍삼용 빅판까지 모두 네 명이 같은 다세대형 임대주택에 집을 얻게 됐다. 직장 동료들이 이젠 이웃사촌이 된 것이다. 이들은 ‘6개월 이상 스스로 방세를 내고’, ‘하루 수익의 절반을 저축하고’, ‘100만 원 이상의 돈을 모으는’ 자립 조건을 이루어 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됐다. 빅판들의 자립은 빅이슈에 더 없는 경사다. 빅이슈의 목표인 홈리스 자립이 현실화됐고, 앞으로 좋은 표본이 될 것이다. 게다가 다른 빅판들에게도 목표가 된다.
진정한 자립의 길은 이제부터다. 임대주택은 추가 보증금을 100만 원씩 낼 때마다 7천 원씩 월세가 깎인다.
꾸준히 보증금을 채우면 결국엔 월세 없이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보증금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빅판들 입장에선 꾸준히 저축할 ‘맛’이 난다. 또한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같은 가전제품을 사고 싶다는 빅판,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다는 빅판도 있다. 각자 이뤄야 할 목표가 많은 셈.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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