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터프가이 빅판, 프랑스로 간다!
여름인데도 신선한 하루. 안국역 종로경찰서 앞에서 구영훈 빅판을 만났다. 얼마 전 앞니를 새로해 넣어 발음은 정확하지 않았지만 "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 부지런히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글 이선미(빅판 코디네이터) 사진 염지환 그림 이동은
웃음을 찾기까지
구영훈 빅판의 첫 인상은 강하고 무뚝뚝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이야기하면 부드럽고 세심한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나보고 처음엔 무섭게 생겼다 그러는데 겪다 보면 그것도 아니래요. 사람 마음은 보이는 게 아니니까요"
2005년 거리로 나왔고 막막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한 홈리스 지원센터에서 생활하며 낮에는 무료 급식에 몇 명이 찾아오는지, 밤에는 단체 숙소에서 몇 명이 자는지 체크하는 일을 했다.
"작년 이맘 때 지원센터에서 나와 힘들 때였는데, 홈리스 자립 지원 단체 '거리의천사들'에서 진행하는 도보여행을 갔어요. 강화도를 일주일간 걸었어요."
산과 들, 바다를 보며 걷는 동안 자기 반성도 하고 미래 계획도 세우는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도보여행 중 빅이슈 직원과 판매원이 방문해 잡지를 소개하며 한 권 주었는데 처음엔 무심코 넘겼다.
"취직하려고 여러 군데 이력서를 집어넣었는데, 이가 없어서인지 말하는 거나 외모가 안 좋다고 전부 떨어졌어요. 술을 진탕 먹고 있다가 생각을 해봤죠. 내가 빅이슈를 하면 어떨까?"
2010년 9월 구 빅판은 빅이슈 사무실을 찾았고, 어느덧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 어자피 고생하는 거, 독자들에게 좋은 인상 남기고 당장에 힘들다고 포기 안 했으면 좋겠어요. 꿈이 있을 거 아니에요. 소원이 있을 거 아니에요. 꾸준히해서 다 같이 임대주택도 들어가고, 다들 소원하는 거 이뤘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구 빅판은 성신여대역에서 안국역 앞으로 판매장소를 옮겼다. 여대생들 앞에서 쑥쓰러워 입이 잘 안 떨어졌기 때문. 좀더 자신있게 판매하고자 판매 장소를 옮겼지만 여전히 그는 "성신여대앓이" 중이라고.
"인사도 못 하고 와서 죄송해요. 이번에 프랑스 파리 홈리스 월드컵에 가게 된 것도 성신여대 독자들 덕분이라 생각해요. 판매 도우미하면서 노래도 해주고 지날 때마다 인사해주고… 꼭 청량제 같았어요."
다시 찾은 꿈
고등학생 시절 축구부원이기도 했던 구 빅판이 빅이슈 축구단을 시작한 지도 1년 남짓, 그는 2011 파리 홈리스월드컵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다. 여권을 만들고,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초에 계획한 첫번째 꿈을 이룬 것이다.
"처음엔 운동 시간이랑 판매 시간이랑 겹쳐서 고민이 많았어요. 아침 판매를 포기하면서까지 한 운동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 떨어진 이들 몫까지 뛰어야겠다 생각했죠."
요즘은 홈리스 월드컵을 준비하며 아침마다 한강변을 뛴다. 술을 끊은 지도 벌써 3개월이 되어간다.
"사람이 목표가 생기니까 바뀌더라고요."
구 빅판이 이룬 또 하나의 꿈은 치과치료. 빅이슈를 응원하는 빅숍 '내이처럼 치과'에서 바라던 앞니를 해 넣었다. 새로운 꿈도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다. 바로 안정된 주거지를 만드는 것.
"빨리 돈 모아서 올해 안에 임대주택 들어가고 싶어요. 나중에는 조그만 가게를 내는 게 꿈이에요. 지금은 가족들과 불화 때문에 연락도 잘 안 되고 그러는데, 어느 정도는 다시 회복될 것 같아요. 제가 막내니까 나중에는 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싶어요. 그게 마지막 꿈이에요."
구영훈 빅판의
Dreams Come True
Dreams Come True
여름인데도 신선한 하루. 안국역 종로경찰서 앞에서 구영훈 빅판을 만났다. 얼마 전 앞니를 새로해 넣어 발음은 정확하지 않았지만 "안녕하세요? 빅이슈입니다." 부지런히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글 이선미(빅판 코디네이터) 사진 염지환 그림 이동은
웃음을 찾기까지
구영훈 빅판의 첫 인상은 강하고 무뚝뚝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이야기하면 부드럽고 세심한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나보고 처음엔 무섭게 생겼다 그러는데 겪다 보면 그것도 아니래요. 사람 마음은 보이는 게 아니니까요"
2005년 거리로 나왔고 막막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한 홈리스 지원센터에서 생활하며 낮에는 무료 급식에 몇 명이 찾아오는지, 밤에는 단체 숙소에서 몇 명이 자는지 체크하는 일을 했다.
"작년 이맘 때 지원센터에서 나와 힘들 때였는데, 홈리스 자립 지원 단체 '거리의천사들'에서 진행하는 도보여행을 갔어요. 강화도를 일주일간 걸었어요."
산과 들, 바다를 보며 걷는 동안 자기 반성도 하고 미래 계획도 세우는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도보여행 중 빅이슈 직원과 판매원이 방문해 잡지를 소개하며 한 권 주었는데 처음엔 무심코 넘겼다.
"취직하려고 여러 군데 이력서를 집어넣었는데, 이가 없어서인지 말하는 거나 외모가 안 좋다고 전부 떨어졌어요. 술을 진탕 먹고 있다가 생각을 해봤죠. 내가 빅이슈를 하면 어떨까?"
2010년 9월 구 빅판은 빅이슈 사무실을 찾았고, 어느덧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 어자피 고생하는 거, 독자들에게 좋은 인상 남기고 당장에 힘들다고 포기 안 했으면 좋겠어요. 꿈이 있을 거 아니에요. 소원이 있을 거 아니에요. 꾸준히해서 다 같이 임대주택도 들어가고, 다들 소원하는 거 이뤘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구 빅판은 성신여대역에서 안국역 앞으로 판매장소를 옮겼다. 여대생들 앞에서 쑥쓰러워 입이 잘 안 떨어졌기 때문. 좀더 자신있게 판매하고자 판매 장소를 옮겼지만 여전히 그는 "성신여대앓이" 중이라고.
"인사도 못 하고 와서 죄송해요. 이번에 프랑스 파리 홈리스 월드컵에 가게 된 것도 성신여대 독자들 덕분이라 생각해요. 판매 도우미하면서 노래도 해주고 지날 때마다 인사해주고… 꼭 청량제 같았어요."
다시 찾은 꿈
고등학생 시절 축구부원이기도 했던 구 빅판이 빅이슈 축구단을 시작한 지도 1년 남짓, 그는 2011 파리 홈리스월드컵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다. 여권을 만들고,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초에 계획한 첫번째 꿈을 이룬 것이다.
"처음엔 운동 시간이랑 판매 시간이랑 겹쳐서 고민이 많았어요. 아침 판매를 포기하면서까지 한 운동이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 떨어진 이들 몫까지 뛰어야겠다 생각했죠."
요즘은 홈리스 월드컵을 준비하며 아침마다 한강변을 뛴다. 술을 끊은 지도 벌써 3개월이 되어간다.
"사람이 목표가 생기니까 바뀌더라고요."
구 빅판이 이룬 또 하나의 꿈은 치과치료. 빅이슈를 응원하는 빅숍 '내이처럼 치과'에서 바라던 앞니를 해 넣었다. 새로운 꿈도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다. 바로 안정된 주거지를 만드는 것.
"빨리 돈 모아서 올해 안에 임대주택 들어가고 싶어요. 나중에는 조그만 가게를 내는 게 꿈이에요. 지금은 가족들과 불화 때문에 연락도 잘 안 되고 그러는데, 어느 정도는 다시 회복될 것 같아요. 제가 막내니까 나중에는 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싶어요. 그게 마지막 꿈이에요."
구영훈 빅판은 현재 안국역 1번 출구에서 "8~10/ 3~8시"에 판매중 이십니다.
‘우리 동네 빅판’을 추천해주세요
궁금한 점이나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인터뷰 기사에 실어드립니다. 메일 제목에 [빅판 이야기]라고 달고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꼭 적어주세요. 보내실 곳 | dokja@bigissue.kr
'빅이슈판매원 > 우리 동네 빅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동네 빅판] 광화문역 4번 출구 빅이슈 판매원 (0) | 2011.09.28 |
---|---|
[우리 동네 빅판] 교대역 1번 출구 빅이슈 판매원 (0) | 2011.09.10 |
[우리 동네 빅판] 안국역 1번 출구 빅이슈 판매원 (0) | 2011.08.25 |
[우리 동네 빅판] 서울대입구역 2·3번 출구 빅이슈 판매원 (0) | 2011.08.10 |
<스트리트 고민 상담실> 우정을 회복하고 싶어요_ 숭실대입구역 빅이슈 판매원 (0) | 2011.07.15 |
<스트리트 고민 상담실> 독립을 해야하는데.._ 신논현역 빅이슈 판매원 (0) | 2011.06.23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