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어윤정(재능기부) 출처 빅이슈코리아 30호
Q
저는 지금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에요. 저의 고민은 저와 비교급이 되는 ‘엄친아’와 ‘엄친딸’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하거나 특별한 장기가 있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냥 보통의 날을 보내는 보통의 사람이었고, 저 또한 그런 저의 모습이 싫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의 부모님은 보통의 저를 마뜩찮아 하셔요. “이웃집 누구는 이번에 몇 등을 했다더라.” “어디에 가서 상을 받았다더라.”는 말씀을 늘 하셨어요. 요즘은 엄마 친구의 아들, 딸들은 장학금도 받고 교환학생으로 유학도 가고, 좋은 회사에 취업도 했다더라 하시며 또 다시 저의 상황을 부모님의
기준에 끼워 맞추고 계시는데, 아무렇지 않다가도 그런 비교를 당하다 보면 저도 주눅이 들고 초라해지면서 자신감도 사라져요. 이 사회에서 정말 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두렵기도 합니다.
연희동에 사는 진 모 양
A
어디에서나 무슨 일에서나 비교의 대상은 있는 겁니다. 혼자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그런 비교의 대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참 중요해요. 그 대상에게 눌려 기도 못 펴고 나는 희망이 없고 패배자라고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저 사람과 나는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하죠. 아무래도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자식이 다른 사람보다 뒤처진다고 생각하면 조급한 마음과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식이 그 누구보다 잘되어서 잘 살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니까요. 그것도 부모님의 관심의 표현이고 사랑의 방법인거죠. 그러나 그 표현의 방법과 사랑의 방법이 상대방에게는 때론 독이 될 수도 있어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사람의 체질에 따라서 약이 될 수도 있고 병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부모님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말씀드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진 모 양이 생각하는 삶에 대해 잘 생각해본 후에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당할 때 속상하고 위축되는 마음을 충분히 잘 설명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동안
그런 대화를 해보지 못했다면 처음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할 거예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부모님은 진 모 양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것과 진 모 양의 삶의 주체는 부모님이 아니라는 거예요. 소신 있게 자신의 삶에 대해 부모님께 말씀드린다면 오히려 진 모 양을 대견해하고 자랑스러워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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