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읽는 책
<도전 무한지식>
정재승, 전희주 지음(달, 1권: 2008, 2권: 2010, 3권: 2010)
글 고재열(재능기부, 시사IN 문화부 기자) 그림 유주희(재능기부) 출처 빅이슈코리아 30호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바이오 및 뇌공학), 나는 그를 ‘과학 해설자’로 부른다. 그는 가장 소통적인 과학자다. 고전적인 의미의 과학자와는 다르지만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과학과 우리의 관계를 좁혀주기 때문이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면서도 그는 광범위한 최신 과학 연구 결과를 열심히 모니터링해서 우리에게 소화하기 쉽게 전해준다.
정 교수를 거치면 과학이 즐거워진다. 그가 스물아홉에 펴낸 <과학콘서트>가 들려준 이야기는 “세상은 놀랍도록 복잡하지만 인간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만 복잡하며, 복잡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것이었다. 그의 유쾌한 과학 이야기는 <도전 무한지식>이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탔고(MBC 라디오), 책으로 묶여 나왔는데 이번에 두 권이 함께 나와서 벌써 세 권 째다(방송작가 전희주 공저).
사람들은 그를 ‘일상의 물음표를 지식의 느낌표로 바꾸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과학적 깨달음으로 이끌어준다. 그에게 과학은 복잡한 이론과 수식이 아니다. 재미난 놀이다. <도전 무한지식> 1권을 보고 그의 아내는 깔깔 웃으며 “이 책은 똥 눌 때 읽기에 최고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화를 낼 법도 한데 오히려 그는 ‘화장실용 과학서’라는 평가가 책에 대한 최고의 칭찬이라며 좋아했다. 사람들은 과학적 지식을 맵시 있게 풀어내는 그의 설명 솜씨에 탄복하지만, 그가 방점을 찍었던 것은 사실 질문이었다. 그는 “답변보다 질문에 더 공을 들였다. 질문을 진부하지 않고 기발하게 하려고 궁리를 많이 했다. 그리고 그 답을 통해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우주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인생도 좋은 답을 얻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일 것이다.
과학은 한 우물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온 사방에 관심이 뻗쳐 있는 그는 이해하기 힘든 과학자다. 그는 “가장 포괄적인 과학인 물리학으로 시작해 박사후 연구를 의대에서 하고 지금은 공대에 재직하다 보니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이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연구 주제는 인간의 뇌인데, 역시 다양한 분야의 융합적 지식이 필요하다. 배워서 남 주는 일이 보람차다”라고 말했다.
더 이상 점수가 필요 없어졌을 때, 대부분 대학 입학시험을 거친 뒤, 과학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과학이 생활과 만나서 그 빛을 발휘하기 직전 우리는 과학을 떠나보낸다. 정재승 교수의 <과학콘서트>와 <도전 무한지식>은 과학이라는 좋은 옛 친구를 다시 우리에게 데려와준다. 그리고 일생의 동반자가 되라고 충고한다.
더 이상 점수가 필요 없어졌을 때, 대부분 대학 입학시험을 거친 뒤, 과학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과학이 생활과 만나서 그 빛을 발휘하기 직전 우리는 과학을 떠나보낸다. 정재승 교수의 <과학콘서트>와 <도전 무한지식>은 과학이라는 좋은 옛 친구를 다시 우리에게 데려와준다. 그리고 일생의 동반자가 되라고 충고한다.
스스로 ‘전쟁 같은 스케줄’이라 말할 만큼 바쁘게 생활하는 그가 요즘 빠진 것이 있다. 트위터다(http://twitter.com/jsjeong3). 트위터리안들과 어울려 쉴 새 없이 지저귀는데 그는 “연구에 찌든 뇌를 트위터 글쓰기로 씻어낸다. 나름대로 실험을 하고 있다. 140자의 제한을 벗어나기 위해 그림을 그려 링크해 지식을 전달하고 있는데 과학 지식이 오랜 울림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 이후 그에게 변화가 하나 생겼다. 바로 ‘실천’이다. 그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과학자의 입장에서 과감히 발언을 하고 있다. 심지어 카이스트 재학생들의 자살 사태가 빈번할 때 카이스트 개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재임 중인 학교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그는 죽비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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