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
비현실적인 존재의 가벼움
“내가 팝 앨범을 내서 사람들이 놀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놀란 건 오히려 내가 그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는 점이겠죠.”
주저하는 기색 하나 없이 테일러 스위프트가 한 말이다. 이 단순한 문장은 세상을 대하는 이 가수의 용기를 그리고 팬들이 그녀에게 그토록 열정적인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스물다섯 살 된 스위프트는 글자 그대로 대중의 시선 속에서 성장해왔다. 우리 모두와 똑같은 실수를 하고 똑같은 깨우침을 얻었을 테지만, 그녀의 경우에는 그 모든 일이 매우 공개적인 무대에서 이루어졌다.
그녀는 또한 우리와 달리 그 실수와 깨우침을 소재로 엄청난 히트 곡들을 만들어냈고, 그러는 사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중국에서 콘서트 투어를 열고, 〈타임〉의 ‘Power 100’ 표지를 장식하고, 동작 하나로 파파라치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고, 모든 10대, 20대, 30대, 40대들이 살고 싶어 하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 스타 파워나 남다른 음악적 감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제나 솔직담백하게 살고 싶다는 그녀의 강렬한 욕구다. 예를 들어 최근의 히트 싱글 〈Bad Blood〉는 동료 가수이자 한때 친구였던 케이티 페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노래다.음속과 광속 사이 어디쯤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 같은 스위프트는 수화기 너머에서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나는 아주 민감하고 다치기 쉬운 이야기들을 음악에 고스란히 담아내죠. 그래서인지 팬들도 종종 내게 자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그만큼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들려줘요. 요즘 팬들에게서 정말 많이 듣는 이야기는 자신들과 내가 함께 성장해왔다는 말이에요.”
“내가 첫 앨범을 낸 게 10년 전이니까, 팬들은 내 인생의 절반 동안 내 일기를 함께 읽어온 거나 다름없어요. 그들은 내가 실연의 상처나 불안, 굴욕, 상실감, 기쁨 등에 관해 부른 노래를 들어왔기 때문에 자신들의 인생에서 그런 것들을 경험할 때 조금은 덜 외롭다고 느끼는 거죠. 우리에겐 누구나 이해받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잖아요. ‘나도 똑같아. 네가 어떤 마음인지 정말 잘 알아’ 하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한 거죠. 음악엔 그런 위안을 주는 힘이 있어요.”
이 대목에서 스위프트는 잠시 말을 멈췄다. 마치 자기가 하고 있는 말의 무게를 가늠해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러다가 자신이 왜 그렇게 음악을 만드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술술 풀어놓기 시작했다.
“내가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가수가 되지도 않았을 거예요. 이건 아주 단순 명료한 사실이에요. 그냥 노래만 부르는 건 흥미 없어요. 내가 직접 겪은 경험에서 영감을 얻고, 나 자신의 복잡한 감정을 3분 30초 길이의 단순한 생각으로 정리해낸 것이 내 노래들이에요. 그런 게 아니라면 나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노래를 전달할 수 없을 거예요.”
복잡한 감정이라는 말도 물론 맞을 것이다. 그러나 슈퍼스타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펜실베이니아 주 와이오밍시 출신의 어린 소녀 테일러 스위프트는 겨우 열 살의 나이에 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심하고 내슈빌의 뮤직 로Music Row(유명한 음반사들이 밀집해 있는 음악 산업의 중심지)를 찾아가 음반사들의 문을 두드릴 만큼 보기 드물게 단호한 결단력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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