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상준)

10월 17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칠레로 출국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합숙 훈련을 통해 출전할 선수들이 확정되고부터는 매일 영등포 풋살장에서 훈련을 진행했어요. 부상없이 훈련을 진행했고, 좋은 컨디션으로 출국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무사히 출국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빅이슈 박영현 빅판은 해외로 가는 것 같지 않고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셨지만 막상 전날 잠을 못잤다고 하셨어요. ㅎㅎ

선수들 중에는 빅판도 2명이 계세요. 혜화역 2번출구 박영현 빅판, 외대 앞 김창훈 빅판은 홈리스월드컵기간에는 판매를 잠시 쉽니다. 독자분들은 양해해주시고 다른 판매처를 이용해주세요~ 혜화역 4번출구는 정상판매합니다. :-) 빅이슈 판매처 www.bigissue.kr/160

비행기에서 본 일출 ! 

칠레로 가는 여정은 약 30시간입니다. 엄청나죠? 사진은 애틀란타 공항에서 5시간 정도 대기하는 선수들. 칠레 - 디트로이드 - 애틀란타를 거쳐 칠레에 도착했습니다! 칠레는 현재 늦봄이라고 해요. 그래서 약간 쌀쌀하기는 하지만 기분 좋은 날씨입니다.

DAY 1 하이라이트 영상! 다른 영상들은 홈리스월드컵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https://www.youtube.com/HomelessWorldCup

아르마스광장에서 경기장인 모네다 광장까지 60여개 참 가국 선수팀들이 자국의 깃발을 들고 노래와 춤을 추거나 응원구호를 외치며 퍼레이드를 펼쳤고 개회식이 진행됐어요.

우리 대표팀은 그룹 B에 속하게 되었고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헝가리, 인도네시아, 노르웨이와 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예선단계에서 각 팀들과 총 5경기를 하게 되고 이기면 3점, 지면 0점을 얻게 됩니다. 무승부 시, 승부차기를 통해 승부가 갈리게 되며 이긴 팀은 2점, 진 팀은 1점을 얻게 됩니다. 

각 조의 순위는 승점으로 매겨지는데, 승점이 같을 경우 패널티 카드를 덜 받은 팀이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이도 같을 경우 두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정해집니다. 

경기 소식은 아래 URL을 클릭해주세요! 
http://www.homelessworldcup.org/chile-2014/tournament/group-stage

홈리스월드컵에 관한 소식을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hwc2014 을 통해서 전하고 있던 와중에 경기장 근처에 사는 빅이슈 독자분이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경기가 있는 날은 직접 응원하러 가시겠다는 감사한 댓글을 보고 쪽지를 보냈습니다. 칠레에서 사는 분이 현지 소식을 전해주시면 더 재밌고 생동감이 넘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셨어요.

고맙습니다. 김혜환 님! 

아래 부터는 혜환 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현지 소식입니다. 

안녕하세요. 여긴 칠레 산티아고 입니다. 오늘 홈리스월드컵이 드디어 개막한다고 하여 칠레 친구와 함께 한국/칠레 유니폼을 같이 맞춰 입고 경기가 열릴 Plaza de la Ciudadania 광장으로 향했습니다.이 곳 산티아고는 일요일이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길거리도 한산한데 멀리서도 축제가 열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장에는 이미 많은 선수들과 관중들로 가득하였고 한켠에서는 몸을 풀고 있는 독일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고 바로 옆에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선수들이 신나게 족구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곳저곳 열심히 구경하는 도중에 어디선가 Corea del Sur(꼬레아델수르)를 소개하는 방송이 들렸고 저희는 그 곳으로 바로 달려갔습니다. 달려간 그 곳에는 이미 빅이슈 담당자 분과 몇몇의 한국 응원단이 보였고 B조 대한민국과 북아일랜드 경기가 열리기 직전이었습니다. 

그 사이 국가 연주가 시작되었고 지구 반대편에서 애국가를 들으니 반가우면서도 고국이 너무 그리워졌습니다. 열명 안팎의 작은 응원단이었지만 빅이슈 담당자 분의 리드로 저희는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응원을 시작하였습니다. 경기 시작 후 강팀답게 북아일랜드 선수들이 먼저 득점을 하기 시작하였고 우리 선수들이 초반에는 조금 끌려가는 느낌이었지만 중반이 되면서 페이스를 찾아 연속 득점을 하며 응원단에게 기쁨을 주었습니다. 결과는 아쉽게도 북아일랜드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최선을 다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모두가 환호의 박수를 보내드렸습니다.

남은 경기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며 이렇게 먼 지구 반대편에서 희망을 찾을 선수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빅이슈, 홈리스월드컵 선수들, 그리고 대한민국 모두 화이팅입니다! :)

10월 19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김혜환 드림

2014 칠레 홈리스월드컵 한국 국가대표 최종명단 발표

이계환 (들무새공동체)

최신영 (광야홈리스센터)

김귀현 (게스트하우스)

정종수 (게스트하우스)

김종영 (가나안쉼터)

차윤수 (가나안쉼터)

김창훈 (빅이슈코리아)

박영현 (빅이슈코리아)

예비 엔트리

김화윤 (가나안쉼터)

김현덕 (게스트하우스)

2014 홈리스건강축구대회 조추첨식

A조 원주종합지원센터A / 햇살보금자리B / 안양 희망사랑방 / 진구 쪽방상담소

B조 게스트하우스 / 햇살보금자리A / 진성원 / 합심원 

C조 들무새공동체A / 서울역쪽방상담소 / 전주 희망의 쉼터 / 비젼트레이닝센터

D조 동구 쪽방상담소 B /  벧엘의 집 / 새살림공동체 B / 실로암교육문화센터

E조 광야홈리스센터A / 광야홈리스센터 B / 성남종합지원센터 A / 원주종합지원센터B

F조 디딤돌 / 수원 희망의집 / 의정부희망의쉼터

G조 가나안쉼터 / 성남종합지원센터 B / 새살림공동체 A / 희망등대종합지원센터

H조 금정 희망의집 / 동구 쪽방상담소A / 들무새공동체 B / 옹달샘드롭인센터

인천 내일을 여는 집이 조 추첨 이후에 대회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연락이 와서 한노협/전노협 참관인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비젼트레이닝센터를 C조로 이동하였습니다. 

참관

빅이슈코리아 사무총장 윤정국 

빅이슈코리아 대외협력국장 이창준 

빅이슈코리아 대외협력국 사원 서지애

빅이슈코리아 코치 고태환

빅이슈코리아 코치 장용은

대전쪽방상담소 소장 / 전국노숙인시설협회 이사, 교육위원장 조부활 

한국노숙인복지시설협회 이정규 팀장

한국노숙인복지시설협회 김병탁 주임

글 고태환 사진 김상준 (재능기부)

홈리스월드컵(Homeless Worldcup)이 이제 웬만한 《빅이슈》 독자에게는 다 알려졌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2011년 프랑스 파리 홈리스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국가대표 선수였다. 2013년 폴란드 포즈난 홈리스월드컵 대회 때부터보조 코치가 되어 선수단을 함께 이끌었고,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받은  ‘홈리스  건강축구  보급사업’ 프로젝트의  보조 코치다. 보조, 어딘가 비전문적이고 부족한 느낌이다. 그렇다. 축구를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도, 그렇다고 학창 시절 축구부 출신도 아니다. 그저 군대에서 공 좀 차본 게 전부다.

‘홈리스 건강축구 보급사업’에는 나  말고도 두 명의 코치가 더 있다. 두 코치는 지난해 2013년 폴란드 포즈난 홈리스월드컵 때 선수로 참가했었다. 나처럼 선수에서 코치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은 것이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음주가무로 방탕하게 보내고, 알코올중독 등으로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해‘나 같은 놈은 쓸모가 없어’라며 길바닥에서 행인들의 눈길마저 도망치듯 피하던 내가, 이렇게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동원되었던가! 그 가운데 만난 축구와 홈리스월드컵,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아름다운 인연과 일.

버려진 신문지도 눈치 보며 주어다 깔고 눕곤 했던 그 영등포공원을 축구 연습을 위해 다시 찾았던 날의 감회는 잊을 수가 없다. 비슷한 처지에서 같이 운동장에 모여 땀 흘리는 동료들을  만나고,  우리를  지도하던 조 코치(조현성 《빅이슈》 판매국장 겸 홈리스월드컵 코치)를 만나고, 《빅이슈》를 만나고, 천사 같은 코디네이터들과 빅이슈 판매원아저씨들, 그리고 《빅이슈》 사무실이 있는 영등포 청과물시장······.

그렇게 오롯이 받기만 하던 내가 보조 코치라는 명함을 받아들고, 직접 여러 노숙인 복지시설을 방문해 직원들과 시설 이용자들에게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렇게 참여하게 된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운동장에 모여 리프팅이나 인사이드 패스 등 축구의 기본기부터 배운다.

위상의 변화 같은 것을 자랑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지면을 통해 도와주신 분들께 작은 뿌듯함은 드리고 싶다. 잘 사는 것이, 건강한 모습이 곧 보답 아니겠는가!

나와 두 코치는 운동, 특히 축구가 우리의 회복에 얼마나 큰 동기 부여가 되는지, 또한 홈리스월드컵 대회 참가라는 일생 단 한 번의 기회가 각자의 내면에 얼마나 큰 가능성과 자신감을 심어주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몸소 크게 느낀 내가 이제 많은 분들과 함께하기를 원하고, 이것이 전국의 홈리스들에게 전파돼 많은 분들이 자극받고 다시금 일어나서기를 바란다.

나뿐만 아니라 두 명의 코치들도 늘 얘기한다. “이 일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가 용기를 얻고, 나도 한번 해보자! 이런 생각을 가지기만 해도 만족한다고. 그걸 바라고, 그렇게 시작하면 되지 않느냐고”. 그렇다. 연습을 위해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정말 작지만 이 작은 수고가 그들에게 큰 밑거름이 되기를 원한다. 또 비록 보조이지만 온전한 마음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회복되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처럼 그들의 회복과 재기에 진정 도움이 되고 싶다. “우리 이미 도움을 드리고 있는 것,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