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5일 밤 23시 55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의 세계에 빠져 있을 때,
일곱 개의 두근거리는 가슴은 인천공항을 통해 브라질로 떠난다.
19일부터 열릴 제8회 리우데자네이로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빅이슈코리아의 빅판들을 여기 빅이슈 블로그에서 먼저 만나 보자.
빅이슈코리아 문화사업국 온라인 기획
글 : 조현성 (홈리스 축구단 코치, 빅이슈 코리아 영업국 직원)
사진 : 홍진훤 (재능기부자)
배윤식 선수(홍대역 5번 출구) - 골키퍼
10년 동안 노숙을 했지만, 조리사 자격증과 간병인 자격증을 취득했을 정도로 세상과 이어지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노숙인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닫혀있는 한국 땅에서 그런 것은 그가 사회로 복귀하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길거리에서 눈을 닫고 귀를 막고 지내던 중 그 틈 사이를 뚫고 빅이슈라는 믿기 힘든 설정의 잡지를 알게 됐고, 지금은 빅이슈 판매사원이 되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쉬지 않고 홍대 앞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구본춘 선수 (종로 2가 사거리) - 수비수
많은 형제를 두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았고, 그런 와중에 이 일 저 일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자 했으나, 자신이 하던 일까지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결국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노숙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노숙을 했지만 어디서든 일 할 자리가 생기면 마다하지 않고 가서 일을 했다.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약하고 어리숙해 보이는 그의 외모만 보고, 받아들여주지 않아 정상적인 일을 하지 못하고 일일 노동, 그것도 밤에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빅이슈를 만나서 이제는 고시원도 잡았다. 밤에 자고 낮에 일하는 별 것 아니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영길 선수(선릉역 1번 출구)
-수비수 (골키퍼)
노숙을 하기 전에 대기업 영업직에 종사했다. 하지만 IMF때 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한 경제 상황, 그 스트레스를 술로 달래다 보니 이어진 가족간의 불화로 말미암마 결국 노숙까지 하게 되었다.
아무런 희망없이 삶을 술로 세월을 잊으며 지내다가 빅이슈 코리아의 창간을 알게 되었다.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찾은 빅이슈에서 이제는 다시 자신감을 찾아 가며, 삶을 즐기고 있다.
오현석 선수 (신사역 8번 출구) - 미드필더
고압가스 자격증을 취득하였지만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그 와중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시자 동생 집에 얹혀 살았다. 동생에게 일도 못 구하고 빌붙어 사는 못난 형이라고 구박을 받는 서러움에 그냥 그 집에서 나와 버렸다.
그렇게 나왔을 때가 31살. 그 후 10년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고물상, 신문 배달 등 하지 않은 일이 없었지만 일은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아무런 재미나 희망도 없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그만 두었다.
이후 3년 동안 노숙을 하다가 드디어 빅이슈를 만나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지금은 홈리스 월드컵의 한국팀 에이스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우희진 선수 (공덕역 1번 출구) - 공격수
어렸을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렸을 때 경험하는 당연한 것들이 결핍된 상태로 살던 와중에 할머니마저 당뇨병으로 시름시름 앓게 된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할머니 병간호와 치료비 마련에 힘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었다.
아무것도 없이, 아무도 없는 삶을 살아가며 자신은 혼자라는 생각에서 외로워하던 중, 빅이슈를 만나게 되었고, 이제는 홈리스 축구단 특급 공격수로서 점차 인정을 받아가게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말수도 늘어가고, 자신감도 커져간다.
김영철 선수 (고속터이널 8번 출구) - 공격수
한 집안의 번듯한 가장이었지만 하던 일용직 일이 급속도로 드물어지면서 결국 거리에 나오게 되었다.
무엇이든지 하고자 하는 열의는 있었지만, 온전한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었고, 도움이 되는 시설이나 단체도 만나지 못해서, 그의 노력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었다.
그러던 중, 매스컴을 통해 빅이슈를 알게 되었고, 축구를 비롯한 모든 활동에 가장 성실히 참가하고 있다. 빅이슈 판매와 홈리스 월드컵 활동을 통해 몸과 정신, 경제를 회복하고 다시 가족과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영철 선수는 출전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월), 마무리 훈련 중 골절상을 입어 현재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info@bigissue.kr로 응원 이메일을 보내 주시면 프린트해서 병원으로 전달해 드립니다. 이메일을 보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종환 선수 (역삼역 1번 출구) - 미드 필더
웨딩촬영, 펜시용품 납품점 등을 운영하며 잘 나가던 자영업자였다. 누구라도 그렇듯이 노숙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그였지만, 외환 위기로 고향에 2층 건물을 짓기 위해 얻은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빚더미에 올라 앉고 말았다. 그 바람에 모든 것을 잃고 딸과 둘이 고시원에서 지내며 밤낮 빚쟁이가 찾아 올까 딸과 부둥켜 앉고 떨었던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
딸을 너무 힘들게 자라게 만들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고, 볼 것 못 볼 것 다 보게 했다. 그래서 딸을 위해서 빅이슈를 시작했고, 시작한 후부터는 빅이슈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원, 열심히 하는 사원으로 통하며 축구와 판매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철학을 전공하였지만 운동을 아주 사랑하는 청년.
가장 사랑하는 운동과 철학, 심리학을 가지고 가장 의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했다.
운동을 통해 사람을 온전히 자활시키는 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보람있고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던 중에 빅이슈를 알게 되었고, 빅이슈에서 홈리스 월드컵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직업이 자기가 하고 싶은 거의 절대적으로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 동료들 한마디 : 빅이슈 축구팀 선수들과 운동할 때 가장 빛나는, 식스팩과 독특한 개그감의 소유자. ^^ )
'홈리스인식개선사업 > 홈리스월드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홈리스월드컵 환영사 (0) | 2010.09.12 |
---|---|
홈리스월드컵 미디어 관련 가이드라인 (0) | 2010.09.12 |
홈리스월드컵 우리나라 대표선수 소개 (10) | 2010.09.10 |
홈리스월드컵, 관중 65%의 노숙인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2) | 2010.09.02 |
[2호] 홈리스 월드컵 ② 홈리스 월드컵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0) | 2010.08.25 |
빅이슈 코리아, 홈리스 월드컵 한국 공식 주관사 인정 (0) | 2010.08.17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엄오동 2010.09.10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화이팅입니다.ㅋㅋ 궁금한 점이 있는데 홈리스월드컵은 한팀에 몇명이 경기에 참여하나요??,,
선수숫자가 일반축구에 비해 부족하네요~??
4인제 풋살이고 전체 선수가 8명이 참가해야 되는데, 저희는 아직 선수가 모자라서 7명이 출전합니다. 응원 많이 해 주세요~!
미쓰정 2010.09.10 2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빅판 형님들 겁내 멋있어요ㅜㅜ
코치님은 상반신 사진도 올려줘라- 올려줘라- 꺅=3=3=3
엄오동 2010.09.11 0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답변감사합니다.ㅋ 선전하길기원할게요^^
환숫 2010.09.11 15: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을 내셔서 행동하시다보면 여러 의미가 이곳저곳에서 생기겠죠. 넘어지셔도 과거를 뒤돌아보지 마시고 미래에 시선을 두시어 행복을 만들어가는 인생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빅이슈분들 화이팅~~~~ 앞으론 좋은 일들 정말 정말 많이 생기시길........
레몬향기 2010.09.11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기퍼 아저씨 저 기억하시나요? 오늘 잡지 사가셨는데 열심히 하세요~! 출국하시기전에 봐서 다행이네요. 오늘 잡지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저씨 또 보길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빅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모두 최선을 다하세요!!
포치 2010.09.15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방에서도 빅이슈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
긍정 2010.09.19 15: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윤식 아저씨 저렇게 환하게 웃고 계신거... 첨봐요ㅜ.ㅜ
저렇게 다들 아름다우실수가ㅋㅋㅋㅋㅋㅋㅋㅋ
즐기고 오십쇼! 힘내세요~~~~
빅이슈오기자 2010.09.20 2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이지 어쩜 이렇게 훈훈들 하신 거죠?(너무 팔불출인가..);; ㅎㅎㅎㅎ
홍대5번 2010.09.29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얼굴을 뵐수 없어 걱정했습니다.
좋은소식이 있었군요.
10월에 뵐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