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랄랄라~ 파란꼬마들이 돌아왔다
21세기 스머프
여러분은 〈개구쟁이 스머프〉를 아시는지? 얼굴은 파랗고 하얀 옷을 입은 이 작은 생물체들은 세계의 어린이들을, 문화 평론가들을, 이제는 극장가를 달구는 문화 아이콘이다. 50년도 넘게 이어져온 이들의 매력과 비밀을 조금 들춰봤다.
글 박광민
사진 애플북스·워너브라더스코리아·이른아침·인간희극·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오즈의 마법사에 경제 논리가 숨어 있다

프랭크 바움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는 동화·영화·뮤지컬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 작품이 1900년대 미국의 경제적 상황을 말한다. 당시 미국은 금본위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금을 보유해야 했다. 그러나 점차 금이 부족해지면서 화폐 공급이 감소하고 소비가 급격히 줄었다. 살기 힘들어진 농민과 노동자들은 ‘은’을 추가한 금은본위제도로 바꾸자고 주장했지만 자본가들은 현상 유지를 원했다.
이 상황을 오즈의 마법사에 빗대어보자. 위대한 마법사의 이름 오즈(Oz)는 온스(ounce)의 약자로 금을 잴 때 사용하는 도량형 단위, 오즈를 찾아 걸어가는 노란벽돌길은 금본위제도, 은구두를 신은 도로시는 금은본위제도를 찬성하는 시민, 허수아비는 힘없는 농민, 양철공은 아픈 노동자다. 또 서쪽 마녀는 서부 철도 사업가, 동쪽 마녀는 동부 금융 자본가, 목적지인 녹색 에메랄드 성은 바로 미국 화폐 색깔을 상징한다.
프랭크 바움은 책 서문에 “나는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책을 썼다.”라고 밝혔을 뿐이지만, 너무나 절묘한 상징성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이미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2009년 한국어판이 출간된 엘렌 호지슨 브라운의 저서 《달러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은 《오즈의 마법사》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미국자본가들의 검은 속내와 연관시켜 쉽게 설명한다.
스파이더맨은 사실 거리의 무법자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지나가는 시민을 치기도 하고, 이웃집 담을 넘나들기도 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비현실 면죄부’를 적용받기 때문. 누구나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이 아니라 여긴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실생활에 구현시킨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의 스파이더맨은 오늘도 거리에서 악당들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포털사이트에는 스파이더맨 안티카페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스파이더맨이 설쳐서 교통이 마비됐어요.”, “거미줄로 우리 가게 간판을 망쳤습니다.”, “샤워중이었는데 스파이더맨이 창문 너머로 나를 봤어요.” 이들은 안티카페에 모여 대규모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악당과 싸운다지만 시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과연 그가 정의의 사도일까? 대중문화의 영웅들에게 법을 적용시켜보자. 올해 출간된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김지룡 외 지음)는 “태권V는 도로를 달릴 수 있을까?”, “손오공은 할아버지를 살해한 패륜 소년일까?”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대중문화 속 화제의 장면들을 되짚으며 형법·민법·헌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해리포터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해리포터》의 마법학교 호그와트는 귀족들이 다니는 이튼스쿨 같은 영국 사립학교를 모델로 했다. 하지만 근사한 교복을 입고 넓은 교정을 옮겨다니며 토론과 실습 위주의 수업을 받는 이곳엔 위장전입도 기부입학도 없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학생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교육받고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영국의 쇠락한 공영주택단지에서 마약에 빠져 살던 청소년들에겐 ‘교육 판타지’인 셈.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아무나 입학할 수 없다는 것. 최소한의 마법 재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혈통, 즉 유전자의 문제다. 2010년 한국에서 재출간된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에서 마크 슈미트는 《해리포터》의 작가 제인 K. 롤링이 인종차별문제를 꼬집고 있다고 분석한다. 볼드모트를 위시한 순수혈통 가문들과 ‘죽음을 먹는 자들’은 마치 백인우월주의집단 KKK단처럼 폭력적으로 머글혈통을 차별한다.
반면 해리포터가 중심이 된 ‘불사조기사단’은 각자의 혈통을 인정하고 동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항한다. 혼혈인 해리포터가 인종차별을 타파하는 선봉장인 셈. 독자들 역시 포터를 따라 자연스레 차별에 반대하게 된다. 결론은 인종 사이에 우열이 없다는 것. 아직도 모르겠다면 머글 출신 헤르미온느와 순수혈통 네빌 롱바텀 중 누가 더 마법을 잘 쓰는지 생각해보자.
21세기 스머프
여러분은 〈개구쟁이 스머프〉를 아시는지? 얼굴은 파랗고 하얀 옷을 입은 이 작은 생물체들은 세계의 어린이들을, 문화 평론가들을, 이제는 극장가를 달구는 문화 아이콘이다. 50년도 넘게 이어져온 이들의 매력과 비밀을 조금 들춰봤다.
출처 빅이슈코리아 17호
+Plus 팝컬처 뒤집어보기글 박광민
사진 애플북스·워너브라더스코리아·이른아침·인간희극·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오즈의 마법사에 경제 논리가 숨어 있다
프랭크 바움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는 동화·영화·뮤지컬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 작품이 1900년대 미국의 경제적 상황을 말한다. 당시 미국은 금본위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금을 보유해야 했다. 그러나 점차 금이 부족해지면서 화폐 공급이 감소하고 소비가 급격히 줄었다. 살기 힘들어진 농민과 노동자들은 ‘은’을 추가한 금은본위제도로 바꾸자고 주장했지만 자본가들은 현상 유지를 원했다.
이 상황을 오즈의 마법사에 빗대어보자. 위대한 마법사의 이름 오즈(Oz)는 온스(ounce)의 약자로 금을 잴 때 사용하는 도량형 단위, 오즈를 찾아 걸어가는 노란벽돌길은 금본위제도, 은구두를 신은 도로시는 금은본위제도를 찬성하는 시민, 허수아비는 힘없는 농민, 양철공은 아픈 노동자다. 또 서쪽 마녀는 서부 철도 사업가, 동쪽 마녀는 동부 금융 자본가, 목적지인 녹색 에메랄드 성은 바로 미국 화폐 색깔을 상징한다.
프랭크 바움은 책 서문에 “나는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책을 썼다.”라고 밝혔을 뿐이지만, 너무나 절묘한 상징성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이미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2009년 한국어판이 출간된 엘렌 호지슨 브라운의 저서 《달러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은 《오즈의 마법사》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미국자본가들의 검은 속내와 연관시켜 쉽게 설명한다.
스파이더맨은 사실 거리의 무법자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지나가는 시민을 치기도 하고, 이웃집 담을 넘나들기도 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비현실 면죄부’를 적용받기 때문. 누구나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이 아니라 여긴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실생활에 구현시킨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의 스파이더맨은 오늘도 거리에서 악당들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포털사이트에는 스파이더맨 안티카페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스파이더맨이 설쳐서 교통이 마비됐어요.”, “거미줄로 우리 가게 간판을 망쳤습니다.”, “샤워중이었는데 스파이더맨이 창문 너머로 나를 봤어요.” 이들은 안티카페에 모여 대규모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악당과 싸운다지만 시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과연 그가 정의의 사도일까? 대중문화의 영웅들에게 법을 적용시켜보자. 올해 출간된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김지룡 외 지음)는 “태권V는 도로를 달릴 수 있을까?”, “손오공은 할아버지를 살해한 패륜 소년일까?”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대중문화 속 화제의 장면들을 되짚으며 형법·민법·헌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해리포터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해리포터》의 마법학교 호그와트는 귀족들이 다니는 이튼스쿨 같은 영국 사립학교를 모델로 했다. 하지만 근사한 교복을 입고 넓은 교정을 옮겨다니며 토론과 실습 위주의 수업을 받는 이곳엔 위장전입도 기부입학도 없다. 부자든 가난뱅이든 학생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교육받고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영국의 쇠락한 공영주택단지에서 마약에 빠져 살던 청소년들에겐 ‘교육 판타지’인 셈.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아무나 입학할 수 없다는 것. 최소한의 마법 재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혈통, 즉 유전자의 문제다. 2010년 한국에서 재출간된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에서 마크 슈미트는 《해리포터》의 작가 제인 K. 롤링이 인종차별문제를 꼬집고 있다고 분석한다. 볼드모트를 위시한 순수혈통 가문들과 ‘죽음을 먹는 자들’은 마치 백인우월주의집단 KKK단처럼 폭력적으로 머글혈통을 차별한다.
반면 해리포터가 중심이 된 ‘불사조기사단’은 각자의 혈통을 인정하고 동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항한다. 혼혈인 해리포터가 인종차별을 타파하는 선봉장인 셈. 독자들 역시 포터를 따라 자연스레 차별에 반대하게 된다. 결론은 인종 사이에 우열이 없다는 것. 아직도 모르겠다면 머글 출신 헤르미온느와 순수혈통 네빌 롱바텀 중 누가 더 마법을 잘 쓰는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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