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빅이슈코리아
    • ㆍ소개
    • ㆍ연락처/오시는길
    • ㆍ연혁
    • ㆍ조직도
    • ㆍ빅파트너
    • ㆍ언론보도
  • 빅이슈판매원
    • ㆍ빅판이란?
    • ㆍ판매처/시간
    • ㆍ우리 동네 빅판
    • ㆍ빅판 가변의 법칙
    • ㆍ우리들 이야기
  • 잡지 판매
    • ㆍ목차
    • ㆍ빅이슈 잡지 구매 / 정기구독
    • ㆍ판매처 안내
  • 소셜
    • ㆍ스페셜
  • 엔터테인먼트
    • ㆍ커버스토리
    • ㆍ피플
    • ㆍ패션
  • 재능기부
  • 홈리스인식개선사업
    • ㆍ홈리스월드컵
    • ㆍ더빅하모니(합창단)
    • ㆍ민들레프로젝트
    • ㆍ홈리스발레단
    • ㆍ더빅드림
    • ㆍ봄날밴드
    • ㆍ더빅스마트
    • ㆍ빅이슈퍼레이드/트레인
    • ㆍ수다회
  • 서포터즈
    • ㆍ중고 물품/스마트폰 기부
    • ㆍ온라인 서포터즈
    • ㆍ빅숍신청
    • ㆍ정기구독
    • ㆍCMS

'23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1.02 결혼을 앞둔 제자 윤아에게
  2. 2011.11.02 강현철의 세계 읽기 : 세계경제 짓누르는 '돼지국가(PIGS)들'

결혼을 앞둔 제자 윤아에게

CULTURE 2011. 11. 2. 16:00


글 김선욱(재능기부) 그림 박아림(재능기부) 출처 빅이슈코리아23호

네가 나를 찾아와 주례를 부탁했을 때 깜짝 놀랐단다. 우선은 네가 내게 주례를 부탁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고, 그리고 처음 부탁받은 주례라 이제 쉰을 갓 넘은 나로서는 무척 당황스런 일이었기 때문이지.

네가 돌아간 뒤 오래전 강의실에서 처음 만났던 네 모습과 이후 너와의 사이에 있었던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교생실습을 다녀온 뒤 학교에 바이크를 타고 출퇴근하여 학교 안에서 온통 화제가 되었고 학생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학교 신문에도 네 기사가 났었다는 너의 무용담을 다른 학생들과 함께 신나게 듣기는 했지만 좀 염려가 되기도 했던 게 사실이었어. 졸업을 채 하기도 전에 오토바이 모델로 나서 찍은 화보를 들고 와 내게 보여주었을 때, 멋진 네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면서도 내심 당황스러웠었지. 철학을 전공한 모델이라니! 그러나 그 후에 너는 교육 디자이너로서 강의도 하고 시립도서관에서 강연 플랜도 하더니, 어느 교육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나타나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게 큰 기억으로 남은 것은 네가 봐야 했던 마지막 기말고사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나중에 내게 전화를 해서 시험에 빠진 이유를 설명했던 순간이었어. 병원에서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급작스럽게 다가온 병과 시험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모습을 알려왔지만, 나로서는 그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고, 또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 무조건 재시험이나 재가시험을 허락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 순간 내게 떠오른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내가 교수가 되기 전에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원에서 영어를 강의한 적이 있었어. 그때 가르쳤던 학생들은 해외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특례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었는데, 학원에서 소위 배치고사라는 것을 보고 그 성적에 따라 어느 대학에 원서를 쓸지를 결정하는 순간이 있었지. 그 시험 후에 한 여학생이 찾아와 자기의 성적 산정이 잘못되어 있 수정해달라고 하였다. 내가 ‘확인할 수 있게 돌려주었던 답안지를 보여 달라’고 하니 ‘집에 두고 가져오진 않았기 때문에 보여줄 순 없고 그날 수정하지 않으면 잘못된 점수로 성적이 나오니 당장 고쳐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지. 난 그 학생의 말을 믿을 근거는 없었지만 잠시 망설인 뒤 믿어주기로 하고 “난 네 말을 믿는다. 점수를 고쳐줄게.”라고 말하고는 수정해주었다. 그 뒤로 그 학생은 왠지 달라보였어. 얼굴이 환해졌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남은 학원생활을 잘 마무리하였다. 선생님으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받은 뒤 오는 자신감이랄까.



믿을 근거가 확실하다면 믿음은 불필요한 것이고, 믿을 근거가 확실치 않은 순간에 믿음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난 네 말을 그냥 그대로 믿기로 하고 네 말을 근거로 그 뒤의 일들을 처리해 주었다. 그 뒤로 나는 찰스 테일러의 책을 읽으며, 신뢰라는 것의 특징을 배우게 되었어. 아마 네 경우도 그렇고 학원에서 만난 여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믿을 근거들을 제시했더라면 내겐 믿음이 필요 없었을 것이야. 그런 근거들이 그 순간엔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믿음이라는 게 작용할 수 있었다. 믿을 근거가 확실하다면 믿음은 불필요한 것이고, 믿을 근거가 확실치 않은 순간에 믿음은 가치가 있는 것. 그런 순간에 내게는 믿음이라는 결단이 필요했고, 그런 믿음 덕분에 아마도 지금 네 주례를 서게 되는 데까지 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믿음은 오직 믿을 때에만 그 진가를 알게 되는 것. 새로이 부부로 탄생할 너와 네 남친에게 선생으로서 주고 싶은 가장 큰 말은 서로 믿으라, 신뢰하라는 말이다. 살다보면 부부에게 신뢰란 밥처럼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거야. 그러니 둘 사이에는 조금이라도 의심의 그림자도 남지 않도록 전적인 신뢰를 쌓아 가길 바란다.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의심이라는 작은 개미 구멍일 수 있으니 말이야.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둘이 하나 되는 행복한 삶을 이루길 바란다.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 <행복의 철학> 저자.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견미술가 전진경  (0) 2011.12.01
살아계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주셔서 고마워요  (0) 2011.11.15
결혼을 앞둔 제자 윤아에게  (0) 2011.11.02
강현철의 세계 읽기 : 세계경제 짓누르는 '돼지국가(PIGS)들'  (0) 2011.11.02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 러시아 편  (0) 2011.10.01
축구의 작은 기적, 홈리스월드컵  (0) 2011.09.26
Posted by 빅이슈 신은경
TAG 23호, 결혼, 김선욱, 빅이슈, 빅이슈코리아, 철학, 행복의 철학
트랙백 0개, 댓글 0개가 달렸습니다

트랙백 주소 :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강현철의 세계 읽기 : 세계경제 짓누르는 '돼지국가(PIGS)들'

CULTURE 2011. 11. 2. 15:52


최근 세계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먹구름으로 단연 유럽의 재정위기를 꼽을 수 있다.
나라 이름 머릿 글자를 따 이른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로 불리는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은 개별 국가의 위기를 넘어 다른 나라들의 경제도 위협하는 중이다. 이들 국가는 왜 이처럼 위기에 몰렸을까? 그리고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글 강현철(재능기부) 사진 로이터=시우 치우 출처 빅이슈코리아 23호 


손자까지 갚아야 할 나라 빚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말 그대로 정부 재정(살림살이)의 위기다. 오랫동안 세금으로 거둬들인 수입(세수)보다 나라살림에 쓴 돈(세출)이 많아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쌓인 게 원인이다. 예를 들어보자. 그리스의 나라 빚(국가부채)은 1년 동안 그리스 내에서 생산된 부가가치의 합계인 국내총생산(GDP)의 152%(2011년 전망치)에 달한다. 이 빚을 그리스 국민들이 갚으려면 몇 년이 걸릴까. 한 나라가 1년에 쓰는 예산은 대체로 GDP의 20~25%다. 이 예산을 아끼고 아껴 10%, 그러니까 GDP의 2~2.5%를 매년 국가 빚을 갚는 데 쓴다면 빚을 모두 상환하기까지 무려 61~76년이 걸린다. 그리스 국민이라면 자녀에 이어 손자들까지도 빚을 갚는 데 허덕여야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도 나라 빚이 GDP의 119%(2010년 기준)에 이르고 아일랜드 96%, 포르투갈 83%, 스페인 60%다.

 

흥청망청이 위기의 원인

이들 국가의 재정이 엉망진창이 된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았기 때문이다. 정치가와 정부는 나라살림을 건전하게 하기보다는 선심정책으로 우선 쓰고 보자는 식이었으며 적지 않은 국민들도 열심히 일해 저축하기보다는 먹고 노는 데 바빴다. 그러니 정부 살림살이는 빚 투성이었으며, 외국과의 교역에서도 늘 적자만 내 경상수지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는 나라살림을 할 돈이 부족해서 채권(국채)을 팔아 빚을 얻은 자금으로 살림을 꾸려나갔다. 이처럼 장기간 적자가 누적되고 국가부도에 몰리면서 IMF(국제통화기금)와 EU(유럽연합) 회원국에 손(구제금융)을 벌려야 하는 치욕을 당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은 독일을 비롯한 검소한 북유럽 국가와 달리 낮은 저축률과 과소비가 특징”이라며 흥청망청 써댄 게 남유럽을 위기에 빠트린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런 남유럽의 위기가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것은 금융회사라는 고리를 통해서다. 프랑스와 독일의 대형 은행들은 정부가 발행한 채권이 부도가 날 턱이 없다고 PIGS 국가들의 국채를 대거 사들였다. 그런데 이 국채가 부도가 날 위험에 처하면서 자금이 부족해진 유럽계 은행들이 외국에 빌려준 돈을 앞다퉈 회수하고 있다. 이러니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미국발 경제위기처럼 신용위기의 위험이 커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남유럽 국가들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부와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갚아나가는 길밖에 없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때 우리 국민들은 파업을 자제하고 더 열심히 일하며, 돌 반지까지 모아서 국가적 위기 극복에 앞장섰고 그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요즘 공무원이 월급과 수당을 깎는다며 정부청사 점거 농성을 벌이고, 노동자와 학생들은 연일 시위행진에 나서고 있다. 스스로 흥청망청하다가 나라가 망한 지경에 이르렀는데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세계는 우려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유명 칼럼리스트인 페섹은 “그리스는 국민이 단결해 금 모으기 운동을 벌인 한국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옛 속담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의지가 있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만이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경제를 공부했다. 1988년부터 20여 년간 경제신문 기자 생활을 했다. 현재는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에서 고교생 대상 주간 경제논술신문인 <생글생글>, 종합경제이해력시험인 ‘테새트(TESAT)’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고려대 서강대 광운대 등에서 NIE 강좌도 맡아 진행 중이다. hckang@hankyung.com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계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주셔서 고마워요  (0) 2011.11.15
결혼을 앞둔 제자 윤아에게  (0) 2011.11.02
강현철의 세계 읽기 : 세계경제 짓누르는 '돼지국가(PIGS)들'  (0) 2011.11.02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 러시아 편  (0) 2011.10.01
축구의 작은 기적, 홈리스월드컵  (0) 2011.09.26
9월, 아홉 번째 이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0) 2011.09.20
Posted by 빅이슈 신은경
TAG 23호, 강현철, 경제, 빅이슈, 빅이슈코리아, 재능기부
트랙백 0개, 댓글 0개가 달렸습니다

트랙백 주소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전 1 다음

블로그 이미지

전세계 10개국 14개 도시에서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가는 길거리 잡지 빅이슈! 판매가의 50% 이상이 잡지를 판매하는 홈리스에게 돌아갑니다. ☎ 02-2069-1135 info@bigissue.kr

by 빅이슈코리아

Total
3,240,061
Today
13
Yesterday
1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306)
빅이슈코리아 (408)
회사소개 (2)
연혁 (1)
언론보도 (363)
빅파트너 (1)
빅이슈 판매처 (1)
광고문의 (2)
채용정보 (16)
오시는 길 (1)
후원해주신 분들 (4)
뉴스레터 (11)
English (0)
빅이슈 온라인 샵 오픈 (1)
THE BIG ISSUE KOREA MAGAZINE (123)
바로잡습니다 (4)
빅이슈판매원 (61)
우리 동네 빅판 이야기 (47)
우리 동네 빅판 영상 (5)
빅판 가변의 법칙 (6)
꿈꾸는 빅판 (1)
우리들 이야기 (2)
홈리스인식개선사업 (219)
홈리스월드컵 (102)
더빅하모니(합창단) (1)
민들레프로젝트 (8)
홈리스발레단 (1)
더빅드림 (1)
봄날밴드 (1)
빅돔 & 떼빅돔 (23)
수다회 (64)
코디네이터 통신 (18)
인터뷰 (169)
Cover Story (127)
Cover Story Video (10)
People (32)
이벤트 (58)
이벤트 응모 (18)
이벤트 당첨자 발표 (17)
독자 참여 (20)
SOCIAL (61)
Special (56)
World lssue (5)
CULTURE (66)
Fashion (1)
셰프의 테이블 (1)
소설 창작 의뢰소 (3)
여러분의 이야기로 소설을 써.. (2)
PRESS&VIDEO (97)
빅이슈 동영상 (58)
서포터즈 (4)
온라인서포터즈 (1)
중고물품후원 (1)
빅숍신청 (1)
정기구독 (1)
@bigissuekorea 님의 트윗
rss

티스토리툴바